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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시는 하나님

 




이런 불안감속에 기도 후에 수술을 시작하였습니다. 내가 예상했던 만큼 흉조직을 풀어 주었을 때, 환자의 목은 어느정도 자유스러워지긴 했지만 섰을 때는 여전히 당겨지는 상태로 약간 호전된 상태이지 외관상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할 정도 였습니다. 그런 상황을 봐 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흉을 풀어주다보니 수술은 점점 더 커져갔고, 

결국 떼어낸 피부과 수술을 마무리할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 왔습니다. 더 진도를 나가면 주변 조직을 이용해서 수술을 해야 하는데 안 좋은 기억으로 그것만은 하고 싶지 않은데...

하지만 제 심장 박동이 느껴지면서 심장박동이 뛸 때마다 좀 더 전진하라는 마음이 계속 들었습니다. 이것이 사탄의 유혹일까 성령의 인도하심일까 많은 생각으 하면서도 수술은 더 큰 수술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결국 피부이식으로 부족하여 주변조직을 이용해서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약간의 조직의 긴장감이 있어서 부으면 목이 좀 압박될것 같은 마음은 있었지만 비교적 만족스럽게 수술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목이 들어간 부위라 살짝 눌러주어야 하는데
수술과정을 통해 환부를 눌러주는 방업을 시행하였으나,
압박이 충분치 않았으며 탄력반창고나 탄력붕대를 준비하지 못하여
일반 종이반창고로 붙이고 환자의 머플러로 목을 감아주고 환자를 돌려보냈습니다.

두 명의 성형외과의사가 보통 전신마취로 2-3시간 걸리는 정도의 수술이었지만 6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수술이 끝나는 순간 이곳에 온 보람을 느꼈습니다.
한편 밖에서는 어제 왔던 등의 큰 지방종 환자가 마음을 바꿔 수술을 하겠다며 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미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고 배도 별로 고프지 않아서 
점심을 먹지 않고 수술을 하고 싶은 기분이었으며,
다른 팀원들도 같은 생각이었으나
아내와 다른 분들이 한사코 점심 식사 후에 수술을 하라고 권하였습니다.
늦은 점심식사를 위해 가면서 한방 팀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그 곳에서는 테이핑을 위해 탄력반창고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미처 준비를 못했는데 점심을 먹지 않고 그냥 수술을 했다면,

필요한 경우에 사용할 수 없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고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큰 지방종환자에게 수술을 하고 잘 쓸 수 있겠다고 생각되어서
한 롤을 빌려왔으며 점심을 가능하면 빨리 먹고 오후 진료를 시작하였습니다.


이 환자를 어제 수술을 했다면 오늘 화상반흔환자에게 요령을 피웠을 수도,
또 이 환자가 오늘 상담을 왔다면 다음 날로 미루거나 피하려 했을 수 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하나님이 내가 꾀부리지 못하게 하셨다는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은 지방종과 달리 15cm가 넘는 지방종은 국소마취제의 양이 많이 들어가며 피가 많이 나오게 되기 때문에 잘 작동되지 않는 지혈기구로 수술을 하는 것은 수술 시간을 오래 걸리게 할 수 있고 수술 후에 혈종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막연하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겠지 하는 마음으로 수술을 시작하였습니다.
수술은 예상했던 대로 출혈과 한판 씨름을 벌이는 상황이었습니다.
한 시간째 두꺼운 등 피부를 절개하고 지혈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지혈을 하려고 하면 스파크가 튀면서 지혈은 잘 안되고
주변조직에 화상만 입히는... 정말 짜증나는 지혈기구였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통역을 하는 사림이 오전에 수술한 환자의 아들이 왔는데 환자가 피가 나오고 목이 아프고 물을 못 마신다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하고 있는 수술도 한 시간째  피부절개 후 종양근처도 가지도 못했는데 웬 청천벽력인지...
환자의 기도폐쇄가 걱정이 되면서 통역에게 환자를 급히 모시고 오라고 말을 하였는데 통역이 나갔을 때는 이미 아들이 사라지고 없는 상태였으며 집주소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내 잘못으로 환자에게 일이 생기고 그 일로 말미암아 
전체 선교사업에 큰 악영향을 주고 하나님께 큰 누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 내가 여기서 의료사고로 한국에도 못 돌아가겠구나 하는 등등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그 순간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 전 저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 이상황을 해결해 주세요."
기도를 하는데 눈물 범벅이 되었고 
그 자리에 함께하던 성형외과 팀들도 모두 울면서 기도를 했습니다.

기도가 끝나자마자 환자 몸에 붙어 있던 접지(EARTH)가 떨어졌습니다.
모든 지혈기구는 접지가 떨어지면 전기가 통하지 않으면서 전혀 작동을 하지 않는데
접지가 떨어지는 순간 이 지혈기구는 평소에 있던 스파크도 사라지면서 훨씬 기능이 향상되었습니다.
이것이 저에게는 기적의 시작이었습니다...
지혈기구가 작동함과 거의 동시에 자방종의 위쪽 끝부분이 갈라지면서 생선 배 가르면 알이 나오듯이 올록볼록 거리면서 기어 나왔고
손가락을 집어 넣어서 지방종과 주변조직이 쉽게 박리가 되어가기 시작했으며, 
지방종을 찾아들어가기까지 걸린 시간보다도 훨씬 짧은 시간에 직경 15cm 정도의 지방종을 쉽게 제거하였습니다.

지방종을 거의 제거할 무렵 밖에 화상환자가 왔습니다.
수술 중이지만 혹시라도 상황이 위급할까봐 환자를 수술실로 들여보내라고 했는데, 
들어오는 환자의 목상태는 아주 멀쩡한 상태로 최상의 상태였습니다.
환자는 피부를 떼어낸 사타구니에 붙인 거즈가 피로 젖어서 병원에 다시 들린 상태였습니다.
그런 상황을 보는 순간 절로 할렐루야가 나왔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많은 일들을 왜 기도 뒤에 두셨을까요?
기도를 하지 않았으면 일어나지 않았을까요?
절실한 기도에 귀기울여 들어주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고는 
"인자한 귀로써 언제나 너에게 기울이시나~ 너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니~"
몇 년간 이 찬송의 이 대목은 당시 상황에 함께 하신 하나님을 떠올리게 하며 눈물짓도록 하였습니다.


[시편 42편 11절]

내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망하며 어찌하여 내속에서 불안하여하는고 
너는 하나님을 바라라 나는 내 얼굴을 도우시는 내 하나님을 오히려 찬송하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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