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어느 날 밤에 아내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눈을 감고 잠을 청하는데 막연한 그리움이
목에 뭐가 걸린 것 같이 답답함이 가슴을 가득 채웠습니다.
잠시 후 제가 그리워하던 대상은
어린 시절 제가 미쳐서(?) 쫓아다니던 제 아내의 소녀모습이었습니다.
사춘기 제가 앓았던 열병이, 그 뜨거움이 얼마나 강했던지
지금도 그 때를 떠올리면 가슴이 저미어옵니다.
저는 그 사랑을 이루어 지금 함께 살고 있는데도
그 추억이 오늘날 저의 힘의 원동력임을 깨닫게 합니다.
이상하게 보실 수도 있지만 저는 제 아내가 자랑스럽습니다.
아내를 처음 만난 것은 제가 중2, 아내는 초등5년.
아내는 초등시절부터 학교에서 이름을 날리던 팔방미인 모범 우등생
저는 제가 있는지 없는지 같은 반 아이들도 기억을 못할 정도로
아주 평범하고 내성적이며 조용한 아이였습니다.
집안끼리 우연히 알고 지내게 되어
아는 동생 아는 오빠정도였는데
주변에서 제 아내에 대한 많은 칭찬을 듣게 되어
제가 호감을 많이 갖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는 2년 뒤 서로 좋아하는 사이로 발전하여
제가 고1 겨울방학, 아내가 중1 겨울방학.
이 다음에 어른이 되면 나와 결혼 해주겠냐던 나의 제안에
제 아내는 자기가 어른이 되면 나와 결혼하겠다는 승낙을 하였습니다.
덧붙인 아내의 한마디
자기 아빠는 서울법대 나온 검사인데
아빠가 자랑스러워하는 신랑감이 되어서
아빠가 흔쾌히 승낙 해줄 수 있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하였습니다.
물론 아빠가 반대를 한다해도 자기는 나와 결혼하겠지만...
방학 내내 매일 아침에 만나서 저녁이 되도록
추은 줄, 다리 아픈 줄 모르고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아내는 다리가 아팠다 함)
손잡고 10km가 넘게 걸었는데
다음 날 아침까지 보고 싶은 마음을 참지 못해 눈물지을 정도로
저는 제 아내를 몹시 좋아했었습니다.
그러던 날 중의 하룻밤에 제가 하나님과 Deal(거래)를 했던 것 같습니다.
왜 잊고 지냈는지...
하나님을 만나고도 한참이 지나도록 까맣게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전교 3-4등 하던 아내에게
반에서 중간정도의 성적인 제가 어울리는 짝이 되려면
시간도 능력도 부족하다는 생각에
장인어른이 반대하여 아내가 쫓겨나는 상상을 하니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습니다.
“하나님이 계시다면 제 말씀을 듣고 계시다면
저 좀 도와주세요...
♡♡에게 어울리는 신랑감이 될 수 있도록
멋진 어른이 될 수 있도록 해주시면 하나님을 믿고 살게요.”
울면서 기도했던 기억이 왜 이제야 나는지...
그 이후 2년간 하루에 3-4시간 만 자고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2년간 아내를 만나는 것도 1년에 3-4회(?)
고3 1학기 시험기간이 끝나는 날
무작정 아내가 다니던 학교에 갔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Beeper도 없던 시기라
무작정 기다리다보니 11시간을 넘게 기다렸는데
만나지 못하고 뒤돌아서면서도
아내를 기다릴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의대에 들어왔고
별 반대 없이 저희는 결혼하였고
23년을 아내와 살면서 참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으며
장인어른도 아들처럼 여겨주시고 계십니다.
제가 열심히 살아서 이런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행복의 한 가운데에서
이 모든 일이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던 기도의 응답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혼하고 하나님 믿는 생활을 하기 전에
아내가 동네 아주머니들과 교회를 갔다 온 것 같고
절대로 교회가지 말고 늙어죽기 전 나와 같이 성당에나 가자며
아내에게 뭐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도저히 안 되시겠는지 저를 미국까지 보내서 하나님을 만나게
하셨네요.
저는 잊어도
저는 손을 놓아도
저를 잊지 않으시고
제 손을 놓지도 않아주신
하나님을 사랑하고 찬양합니다.
제 생각에는 저를 도구로 사용하시기 위해 제 아내를 제 앞에 보내셨다는
생각도 듭니다.
[ 빌립보서 4장 6절-7절 ]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나신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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